인구 13만 김천, 스포츠타운 이용객 연 67만 … 공원도 250개 갖춰

#17일 오후 2시. 경북 김천종합스포츠타운 내 테니스 경기장.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총 20면의 테니스장에선 전국 종별 테니스 선수권대회가 한창이다. 대회 기간 중 김천시를 방문한 선수와 가족은 9000명(연인원 기준). 대회가 없을 땐 테니스장은 시민을 위한 체육시설로 변신한다. 지난해 이 테니스장을 이용한 시민은 총 23만3000여 명. 김천시 인구가 13만5259명(지난해 말 기준)이니, 한 사람당 두 번꼴로 테니스장을 이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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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이름은 김천종합스포츠타운. 지방 중소도시에 있지만 수영장과 종합 경기장은 물론 테니스장과 국궁장, 롤러경기장까지 갖췄죠. 타운 전체 면적만 해도 약 12만 평. 심장격인 종합경기장은 1만9761㎡(약 5988평) 규모로 3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어요. 시설들도 뛰어나죠. 테니스장에선 데이비스컵 예선이 열릴 만큼 국제적인 수준입니다. 2006년엔 이곳에서 지방 중소도시 중에 처음으로 제87회 전국체육대회가 열릴 정도였죠. 관광자원으로도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올해에 4개 국제대회와 24개 전국 단위 대회가 열릴 예정이죠. 더 좋은 점은 스포츠타운이 시민들에게 여가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된다는 점이죠. 지난해 스포츠타운을 이용한 시민은 66만8829명이나 됩니다. 비결이 뭐냐고요? 운동장만 덜렁 지어놨다고 사람들이 찾는 건 아닙니다. 가장 큰 무기는 접근성이죠. 김천시청에서 차로 5분 거리인 데다 공원 못지않게 조경을 해놓은 것이 바로 인기의 비결입니다.

시내 도로 160km에도 조경시설 갖춰

사실 1990년대 중반만 해도 김천시 같은 중소도시에선 경관이나 녹지 조경은 엄두도 못 냈죠. 김천은 유별났다고 할까요. 1995년 민선 자치시대가 시작되면서 ‘푸른 도시 김천사랑 운동’을 시작으로 체계적인 도시경관 개선작업에 착수했습니다. 2000년부터는 도시이미지 통일화사업(CIP)도 시작됐죠. 선진국의 친환경·생태보전 기법을 벤치마킹했어요. 영국과 프랑스·일본·싱가포르 등에 해외 연수단도 파견했고. 덕분에 변변한 공원 한 곳 없던 김천시가 이제는 직지문화공원과 중앙공원, 강변공원 등을 포함해 총 250여 개의 공원과 쉼터를 갖추게 됐습니다.  독특한 산학 협력도 힘이 됐어요. 관내 김천대학과 김천과학대학 등에 경기장 시설을 지어주고, 수시로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에요. 지역 대학엔 체육 시설이 생겼고, 시민들은 집에서 가까운 곳에 대규모 경기장을 갖게 된 것이죠.  총 연장 160㎞에 달하는 시내 간선도로변에도 가로수와 꽃, 인공 폭포 등을 촘촘히 배치했어요. ‘시골에 조경 따윈 필요 없다’는 편견을 뒤집은 덕에 지난해에만 경상북도 산림대상(최우수상)을 비롯해 세 차례나 조경 관련 상을 받았어요.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는 노하우도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게 양묘장이죠. 김천시는 소도시로는 드물게 자체 양묘장을 10곳이나 갖고 있어요. 여기에선 소나무와 벚나무를 비롯해 18종, 3466그루의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요. 이곳에서 자란 나무들을 체육 시설 주변과 공원에 옮겨 심어 예산 절약은 물론 쾌적한 조경 효과까지 거두고 있어요. 한 사람이 공원 1회 이용하면 2013원 가치

이런 공원이나 체육 시설이 주민 생활에 미치는 효과는 어느 정도나 될까요. 일부에선 재정 자립도가 19%(2013년 기준)에 그치는 ‘없는 살림’에 돈만 들인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거든요. 그러나 시에서 주민편익 효과를 분석한 결과는 놀랍더군요. 조각공원 1회 이용에 느끼는 체감편익 금액은 1233원. 강변공원은 1346원, 직지문화공원은 2013원에 달합니다. 누적 효용을 감안해보면 2004년 164억원을 들여 완공한 직지공원이나 강변공원(공사금액 13억원), 조각공원(17억 5000만원) 등은 이미 투자금액을 넘어서는 이익을 거뒀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다 보니 냉소적이었던 시민들이 이제는 나서서 나무와 돌을 직접 기증할 정도예요.  공원마다 열리는 다양한 문화행사도 자랑할 만합니다. 시에서 직접 각종 에어로빅이나 체조 관련 강사를 공원으로 보내주기 때문에 주민들이 모여서 에어로빅을 즐기는 모습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됐죠. “공원을 꾸며놓고 사람들이 오지 않아서 고민하는 건 남의 일”(이동형 김천시 감사홍보담당 계장)이라는 ‘자랑’이 나올 만도 합니다….

여가·문화 활동 여건 전국 1위는 과천시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과 중앙SUNDAY가 공동 기획한 ‘2014 전국 지방자치단체 평가’ 결과 전국 230개 기초 지방자치단체(세종특별자치시 포함) 중 김천시의 공원 및 여가시설 만족도는 전국에서 4위(3.9576)를 차지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선 가장 높은 순위다. 만족도가 가장 높은 지자체는 과천시(4.3815)였다. 서울 송파구(4.2278), 경기 안산시(3.9744)가 2, 3위로 그 뒤를 이었다. 일산 동·서구를 포함하고 있는 경기 고양시는 8위(3.8547)였다.  광역 지자체 중에선 서울(3.5283)이 1위를 차지했고, 대구(3.4466)와 제주(3.4429)가 각각 2, 3위를 기록했다.  조사 결과 대도시 지역의 자치구(69개·평균 3.3232)가 일반 시(78개·3.2033)나 군 단위(83개·3.1307) 지역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아직 대도시와 지방 간의 격차가 남아 있다는 이야기다. 김병섭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경제적인 여건을 갖춘 곳일수록 공원이나 여가시설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경북 김천시의 사례는 이례적이다. 김천시의 재정 자립도(19%)가 공원 및 여가시설 만족도 1위인 과천시(48%)와 2위인 서울 송파구(55%)에 한참이나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더 나은 주민 생활 여건을 만드는 데 있어 재정 상황 못지않게 더욱 중요한 게 지자체의 의지란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각종 공연과 영화 관람 등의 편의를 평가한 문화활동 여건 만족도의 경우 경기도 과천시(4.1917)가 역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부산 해운대구(3.8955), 3위는 서울 서초구(3.8422)였다. 세 곳 모두 국립현대미술관(과천시)이나 예술의전당(서초구), 시립미술관(해운대구) 같은 대규모 공연·관람 시설을 갖추고 있다. 과천시는 관내에 국립현대미술관과 같은 미술관·박물관이 8곳에 달하는 탄탄한 문화 인프라에다 평생학습축제과천축제 등과 같은 다양한 축제를 꾸준히 기획하는 지자체의 노력이 돋보였다.  광역 지자체 중에선 서울(3.3246), 대구(3.2298), 경기도(3.1933) 등의 문화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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