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시설은 접근성이 최우선 … 기업처럼 고민하라

경남 양산시 물금읍에 위치한 황산문화공원(이하 황산공원).  이곳은 축구장과 야구장(각 2면)을 비롯한 다양한 체육시설, 자전거 길과 산책로 등이 갖춰진 수변공원이다. 면적은 187만3000㎡(56만7576평). 문제는 이용하는 시민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양산시는 외부 연구용역 등을 통해 황산공원 이용률을 개선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지만, 실현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사람들은 놀고 싶어도 할 만한 ‘것’이 없고, 갈 만한 ‘곳’이 없다고 푸념한다. 정말 공원이나 여가시설이 부족해서일까? 전국 230개 기초지방자치단체의 공원 및 여가시설 현황을 살펴보면 인구 10만 명당 7.788개의 문화기반시설이 있고 기초 지자체별로 평균 89개의 공원이 조성돼 있다. 그러나 이는 평균 숫자일 뿐이다. 아직도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하나도 없는 곳이 여전히 많다. 체육공원이 있다 해도 거리가 멀거나,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아 이용을 거의 못 하는 곳도 있다.  주민 입장에서는 공원이나 시설물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 그것보단 실제로 이를 이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건 접근성이다. 앞서 말한 황산공원의 이용률이 저조한 것도 기본적으론 과거 강변 농경지였던 곳에 터잡고 있어 시민들이 찾아가기가 애매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서베이조사연구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기초 지방자치단체별 공원 및 여가시설 만족도 전국 평균은 3.2131점, 문화활동 여건 만족도는 3.0165점인 데 반해 쇼핑 여건 만족도는 이들보다 높은 3.3867점이란 점은 시사점이 크다. 지자체가 ‘주민’을 위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공원보다 기업들이 ‘소비자’를 위해 입지 여건을 꼼꼼히 따져 만드는 점포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다. 백화점의 경우 점포 한 곳당 반경 3~5㎞ 이내에 60만~70만 명 이상의 인구가 거주해야 들어선다. 도시계획과 교통여건까지 복합적으로 고려한다. 여가시설을 세울 때 이런 고민까지 하는 지자체는 많지 않다. 대개는 나대지에다 운동기구 몇 개를 갖다 놓고 체육공원이란 그럴싸한 이름을 붙인다.  눈에 띄는 노력도 보인다. 전북 전주시의 ‘시민놀이터’가 대표적이다. 시민놀이터는 토크 카페와 방음 연습장 등 다목적 창작 공간을 갖추고 있어 ‘어른들의 놀이터’란 별명으로도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도심 이면의 유휴공간을 재활용해 젊은 예술가들에게 창작 공간을 마련해 주는 ‘서울시 창작공간’이나, 작은 공간 시리즈(작은영화관·작은도서관·작은 박물관과 미술관 등)를 통해 다양한 여가시설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는 전라북도의 사례도 호평을 받고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 수를 늘리는 게 아니라 시민들이 실제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되느냐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은 공원, 문화시설에서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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